원칙은 하나, 예외는 조사
「한글 맞춤법」 총칙 제2항은 문장의 각 단어를 띄어 쓴다고 정합니다. 제41항에서 다루는 조사는 예외입니다. 조사는 단어지만 홀로 쓰이지 못하므로 앞말에 붙여 씁니다. '꽃이', '꽃마저', '꽃에서부터'처럼 조사가 둘 이상 이어져도 붙입니다. '사과하기는커녕'처럼 어미 뒤에 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[1].
그래서 띄어쓰기에 관한 고민은 상당 부분 "이게 조사인가, 의존 명사인가"라는 질문으로 바뀝니다.
체언 뒤면 붙이고, 꾸미는 말 뒤면 띄운다
제42항은 의존 명사를 띄어 쓴다고 정합니다. 해설에서는 조사와 모양이 같은 의존 명사를 짝지어 보여 줍니다. 앞말을 보면 판단할 수 있습니다. 명사나 대명사 같은 체언 뒤에 오면 조사이므로 붙이고, '웃을', '아는'처럼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 오면 의존 명사이므로 띄웁니다[1].
'만'은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. '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'처럼 한정이나 비교를 나타내면 조사이므로 붙입니다. '떠난 지 사흘 만에 돌아왔다', '세 번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'처럼 시간의 경과나 횟수를 나타내면 의존 명사이므로 띄웁니다[1].
'-ㄴ지'와 '지', '-듯'과 '듯'
'지'는 어미의 일부일 때와 의존 명사일 때 모양이 같습니다. '집이 큰지 작은지 모르겠다', '어떻게 할지 모르겠다'의 '지'는 어미 '-(으)ㄴ지, -ㄹ지'의 일부이므로 붙입니다. '그가 떠난 지 보름이 지났다'처럼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웁니다[1].
'듯'도 비슷합니다. 용언의 어간 뒤에 오면 어미이므로 '구름에 달이 흘러가듯'처럼 붙입니다. 관형사형 뒤에 오면 의존 명사이므로 '그가 먹은 듯'처럼 띄웁니다[1].
숫자와 단위: 원칙은 띄우고, 붙여도 된다
제43항은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를 띄어 쓴다고 정합니다. '차 한 대', '옷 한 벌', '집 한 채'가 원칙입니다. 다만 순서를 나타내거나 아라비아 숫자와 함께 쓸 때는 붙여 쓸 수 있습니다. 규범에 든 예로 '1446년 10월 9일'이 있습니다. 해설은 '2 시간'을 원칙으로, '2시간'을 허용으로 제시합니다. 실제로는 붙여 쓰는 쪽이 읽기 쉬워 더 많이 쓰인다고 설명합니다[1].
수를 한글로 적을 때는 제44항에 따라 만 단위로 띄웁니다. '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'처럼 쓰고, 숫자를 섞으면 '12억 3456만 7898'로 씁니다. 금액은 예외입니다. 변조를 막기 위해 '일금: 삼십일만오천육백칠십팔원정'처럼 붙여 쓰는 것이 관례라고 해설은 설명합니다[1].
보조 용언: 붙여도 되는 자리와 안 되는 자리
제47항은 보조 용언을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, 경우에 따라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합니다. '불이 꺼져 간다'와 '불이 꺼져간다', '그 일은 할 만하다'와 '그 일은 할만하다'가 모두 맞습니다[1].
붙여 쓸 수 없는 경우도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[1].
반대로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인 경우도 있습니다. '-아/-어 지다'와 '-아/-어 하다'는 '낙서가 지워진다', '아기를 예뻐한다'처럼 붙여 씁니다. 다만 '-아/-어 하다'가 구 전체에 붙을 때는 '먹고 싶어 하다', '마음에 들어 하다'처럼 띄웁니다[1].
| 경우 | 붙여 쓰기 | 예 |
|---|---|---|
| 허용되는 경우 |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도 된다 | 불이 꺼져 간다, 불이 꺼져간다 / 그 일은 할 만하다, 그 일은 할만하다 |
| 앞말에 조사가 붙은 경우 | 붙일 수 없다 | 직접 먹어도 보았다(○) / 직접 먹어도보았다(×) |
| 앞말이 합성 용언인 경우 | 붙일 수 없다 | 쫓아내 버렸다(○) / 쫓아내버렸다(×) |
| 보조 용언 앞에 종결 어미가 오는 경우 | 붙일 수 없다 | 책상이 작은가 싶다, 그가 밥을 먹나 보다 |
| '-아/-어 지다', '-아/-어 하다' | 붙여 쓰는 것이 원칙 | 낙서가 지워진다, 아기를 예뻐한다 |
| '-아/-어 하다'가 구 전체에 붙는 경우 | 띄어 쓴다 | 먹고 싶어 하다, 마음에 들어 하다 |
헷갈릴 때 확인하는 곳
조항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낱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 있는지 확인합니다. 규범 해설에서도 '도와드리다'는 '도와주다'가 사전에 올라 있는 것에 맞춰 항상 붙여 쓴다고 설명합니다[1]. 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다면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 물을 수 있습니다[2].
참고
- [1] 국립국어원, 「한글 맞춤법」 제5장 띄어쓰기(한국어 어문 규범).
- [2] 국립국어원, 온라인가나다.
자주 묻는 질문
'2시간'처럼 붙여 쓰면 틀린 건가요?
틀리지 않습니다. 제43항에서는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를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, 아라비아 숫자와 함께 쓸 때는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합니다. 해설도 '2 시간'을 원칙으로, '2시간'을 허용으로 제시합니다.
'할 만하다'와 '할만하다' 중 어느 쪽이 맞나요?
둘 다 맞습니다. 제47항에서는 보조 용언을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,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합니다.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용언이면 붙일 수 없습니다. 따라서 '직접 먹어도보았다'와 '쫓아내버렸다'는 틀린 예입니다.